잠은 오지 않지만

그냥 누워 있는 건

여기 남은 잔잔한

너를 느끼는 거야

눈을 잠시 감아도

니가 찾아와

잠들 수가 없어

물도 한 컵 마셨고

머리도 다 말렸어

완벽한 하루를 끝내고

아쉬울 것도 없어

가슴 한 켠 차지한

답답함이

오늘도 날 잠들 수 없게

파란 밤 이런 파란 밤마다

널 바란다 잠들지 못해

너 알잖아

내게 와 줘 널 기다리는

이 파란 밤 혼자 두지 마요

사진 속 넌 웃지만

나는 애가 타는 걸

오늘도 너 없이 지샐

길고 긴 밤이 무서워

내 작은 베개에 너와

머릴 맞대면

괜찮을 것 같아

작은 예쁜 손으로

내 머리칼을 넘겨줘

작은 예쁜 입술로

자장가를 불러줘

두 손 맞잡고 눈을

감는다면

그렇게 나 잠들 수 있어

파란밤 이런 파란밤 마다

널 바란다 잠들지

못해 너 알잖아

내게 와 줘 널 기다리는

이 파란 밤 혼자 두지 마요

내일이 오는 게

못마땅해 잠 못 드네

니가 없는 밤은

망망대해의 돛대네

걷다 보니 너네 동네네 폼 내며

치대던 어느 봄날의 우리

거리에 묻어 좋았던

날들을 불러내

같이 지새웠던 하얀 밤에

다 묻혀버렸지 파란 밤에

내 맘은 이미 걸렸어

니 방 베란다에

골치 아픈 밤이네

파란 밤 이런 파란 밤마다

널 바란다 잠들지

못해 너 알잖아

내게 와 줘 널 기다리는

이 파란 밤 혼자 두지 마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