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고요
적막한 밤은
눈이 떠져
조금씩 익숙해 져
이 시간은 날 더
모두가 잠이 든 새벽
고요함은 날 더
밝은 빛으로 물들여
이 밤을 거닐며
머리 속에 가득했던
짐을 비워
켜져 있던 가로등불빛 아래로
새벽 공기는
어지러운
마음 속을 정리해줘
켜져 있던 촛불이 흘러 오르면
이 새벽은 고요해
촛불은 위로 흘러
이 노래는 고요해
찻잔이 비워지네
모래 위 스며든
물은 소리 없이
나를 머금고선
사라져 어디로
날 담아둔
편지가 떠오르면
나를 열지 못해
더 담아두곤 해
지나간 날들은 날
더 어둡게 해
지나갈 날들이 날
더 진하게 해
지나간 날들은 좀
내려놓을게
지나갈 날들이 더
짙어지게
이 새벽은 고요해
촛불은 위로 흘러
이 노래는 고요해
찻잔이 비워지네
이 새벽은 고요해
촛불은 위로 흘러
이 노래는 고요해
찻잔이 비워지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