조용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

우리가 남긴 작은 발자국들

바람결에 스며든 기억들이

아직도 내 맘을 감싸 안아

햇살이 머물던 그 골목길

너의 웃음이 피어오르던 곳

손끝에 닿을 듯한 따스함이

이제는 바람에 흩날리네

시간아, 조금만 천천히 흘러줘

아직 난 너를 떠올리고 있어

기억의 조각들, 빛바랜 사진 속

그때의 우리는 그대로인데

하얗게 번지는 저 구름처럼

우리의 추억도 흩어질까

눈 감으면 여전히 선명한데

이제는 닿을 수 없는 거리

멀어지는 너의 뒷모습을

붙잡지 못한 채 바라보다

속삭이듯 불러본 네 이름은

저 멀리 노을 속에 스며드네

시간아, 조금만 천천히 흘러줘

아직 난 너를 떠올리고 있어

기억의 조각들, 빛바랜 사진 속

그때의 우리는 그대로인데

모든 게 변해가도, 이 마음만은

그때 그 자리에서 널 기다려

언젠가 다시 마주할 그 날을

난 아직도 꿈꾸고 있어

시간아, 제발 널 데려가지 마

그날의 우리는 그대로인데

바람에 실려온 멜로디처럼

우리의 노래는 남아 있겠지