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이사
이젠 출발이라고
문을 두드리는 소리
한낮의 햇빛이
커튼 없는 창가에 눈부신
어느 늦은 오후
텅빈 방안에
가득한 추억들을
세어보고 있지
우 두 커 니
전부 가져가기에는
너무 무거운
너의 기억들을
혹시 조금 남겨두더라도
나를 용서해
날 미워하진 마
녹슨 자전거 하나
겨우 몇 개의 상자들
움켜쥔 손에는
어느 샌가 따뜻해진 열쇠
그게 다였는지
결국 다 그런 거라고
내 어깨를 두드려 줄
너는 어디 있는지
전부 가져가기에는
너무 무거운
너의 기억들을
혹시 조금 남겨두더라도
나를 용서해
날 미워하진 마
전부 가져가고 싶어
곳곳에 베인
너의 숨결까지
손때 묻은 열쇠 두개가
닫힌 문 뒤로
떨어지는 소리