참 오래 됐구나 우리가 만난 것 도

14년쯤 됐나 시간 참 빠르네

많은 게 변했고 일도 참 많았어

요 몇 년 사이에

기억 나냐 너

우린 같은 꿈을 꿨고

지금도 충분히 멋지게 살고 있어

아니라고 하지 마 인마

나이를 먹고 겁은 더 많아졌지만 친구야

네가 잘못한 거 하나 없어

그러니까 오늘은 내가 살게

넣어둬 넣어둬 넣어둬

넣어둬 넣어둬 넣어둬

그 지갑 넣어둬

넣어둬 넣어둬 넣어둬

여긴 우리 동네니까 내가 살게

넣어둬 넣어둬 넣어둬

넣어둬 넣어둬 넣어둬

넣어둬 넣어둬 넣어둬

저번엔 네가 샀으니까 내가 살게

이 자리에선 척 안 해도 돼

너나 나나 서로 알만큼은 아니까

우린 모두가 다른

섬 안에 갇힌 듯해

얼굴 못 봐도 안부는

전하지 잘 있냐

알코올을 빌려서

금 간 자릴 소독해도 부족해

집에 오면 외롭고 공허해

표정 없이 넘기는 술잔이 지겨울 때

시시껄렁한 농담과 친구가 필요해

몇 날 며칠 여자 얘기만

해도 신나던 우린데

이젠 엄마 얘기에 눈물짓네

명함이나 전화기 다 넣어둬도 되니까

그 자체로 기분 천국이네

철부지들에 이야깃거리는

거기서 거긴데

들어도 들어도 지겹지 않아

단지 오늘은 술이 달고

안주는 맛이 없잖아

여기 오자고 한 놈 오늘은 네가 사라

넣어둬 넣어둬 넣어둬 넣어둬

넣어둬 넣어둬 넣어둬

그래 넣어둬

넣어둬 넣어둬 넣어둬

취했다고 미안해 하지마

그 동안 네 맘 다 아니까

넣어둬 넣어둬 넣어둬 넣어둬

넣어둬 넣어둬 넣어둬

그래 넣어둬

넣어둬 넣어둬 넣어둬

점점 함께 할 시간은 줄어들어

남겨지네 추억으로

지난 밤의 기억은 다 넣어둬

세상이 던지는 질문도 넣어둬

하루에도 몇번 씩 널

괴롭히는 걱정도

지금 이 순간 만큼은 다 접어둬

벌어도 벌어도 끝이 없는 것 같아

하지만 이번만큼은 내가 한 잔 살게

달려도 내달려도

시간이 멈춘 것 같아

이 순간이 꿈만 같아

괜찮아 이번엔

넣어둬 넣어둬 넣어둬

넣어둬 넣어둬 넣어둬

그 지갑 넣어둬

넣어둬 넣어둬 넣어둬

여긴 우리 동네니까 내가 살게

넣어둬 넣어둬 넣어둬 넣어둬

넣어둬 넣어둬 넣어둬

넣어둬어어어

넣어둬 넣어둬 넣어둬

저번엔 네가 샀으니까 내가 살게